10월 2일 시작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2회기는 3주 동안, 의안집에서 논의 주제로 다룬 세 가지 중 ‘과정’(Pathways)과 ‘장’(Places)에 대한 논의를 마쳤다. 의안집은 시노드 교회 건설을 위해 성찰해야 할 3가지로, 주님과 형제자매들, 그리고 교회들 사이의 관계를 다룬 ‘관계’(Relations)와 이 관계들이 구체적이고 역동적으로 이뤄지는 ‘과정’, 그리고 관계들이 구체화되고 뿌리내리는 맥락으로서의 ‘장’을 제2회기에서 다룰 논의의 세 가지 영역으로 제시했다. 의안집에서 논의된 세 주제 주님-형제자매-교회들 ‘관계’ 관계들 이뤄지기 위한 ‘과정’ 관계들이 뿌리내리는 ‘장’ 이에 따라 시노드는 의안집 토의를 마치고 본격적인 최종 문서 작성 단계로 들어갔다. 이에 앞서 비주교 참석자들은 18일과 19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다. 시노드 대의원은 20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 시성식에 참례하고 21일에는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봉헌된 미사에 참례한 후 최종 문서 초안을 발표하는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이어 22일과 23일 소그룹 토론과 전체회의에서 최종 문서 초안을 검토, 수정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24일과 25일 최종 문서 작성 마지막 작업을 거친 후 26일 오전 회의에서 발표되고, 오후에 항목별로 투표를 거쳐 최종안이 확정된다. 확정된 최종 문서는 교황에게 제출되고 교황은 이를 바탕으로 실천을 위한 후속 문헌을 발표한다. 제2회기 시작 열흘째인 10월 14일 기자회견에서는 ‘과정’과 관련해, 교회 지도자들의 의사 결정 과정에 초점을 맞췄던 며칠 간의 논의 내용을 소개됐다. 이에 따르면, 사명을 수행하기 위한 의사 결정 과정에서 서로 다른 상황과 환경에 처한 지역 교회들의 각자의 경험을 깊이 성찰해야 할 필요성이 제안됐다. 교회 내 여성의 역할과 사명에 대해서 재차 그 중요성이 강조됐는데, 교회 내에서 여성에게 더 큰 역할이 부여돼야 한다는 점, 특히 신학교 양성 과정에서 여성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15일부터는 ‘장’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책임보고관 장클로드 올러리슈 추기경은 교회는 복음이 선포된 장소와 문화의 뿌리와 맥락에 대한 고려가 없이는 제대로 이해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장소와 문화의 깊은 상호 연관성을 강조했다. 15일과 16일 이틀 동안 진행된 논의에서는, 시노드 정신에 따른 교회 운영에 있어서 교회의 일치와 주교회의의 주요 활동 영역에 대한 성찰이 포함됐다. 교황청 홍보부 파올로 루피니 장관은 “대륙별 주교회의는 각 대륙별로 시노달리타스를 구현하기 위한 적절한 자리”라고 말했다. 루피니 장관은 교황은 “가톨릭교회뿐만 아니라 그리스도교 타종단들에게도 최고의 도덕적이고 영적인 권위로서 일치에 봉사한다”고 말했다. 이후 과정 어떻게 진행되나 최종 문서 초안 검토와 수정 투표로 최종안 확정되면 교황은 후속 문헌 공개 17일 기자회견에서는 이주민과 난민들에 대한 사목적 관심이 다양하게 나타났다. 또한 젊은이와 장애인, 교황청과 지역교회의 더 강한 유대에 대한 희망 등이 표시됐다. 특별히 교황청과 지역교회의 주교회의 사이에 건전한 분권화에 대한 제안들이 많았다. 루피니 장관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더 많은 권한을 지역교회에 부여하는 문제가 오랫동안 성찰돼 왔다고 지적했다. 18일 기자회견에서도 분권화에 대한 보다 더 구체적인 제안들이 나타났다. 이날 기자회견의 중심 주제는 분권화는 확고한 원칙에 따라 이뤄진다면 ‘건강한 것’이라는 것이다. 루피니 장관은 지역교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지역교회의 ‘고유성’은 일치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특별한 은총’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제2회기 기간 동안 로마로부터 변방으로의 분권화는 매우 자주 언급되는 주제였다.

메리놀 수녀회(한국공동체 대표 성미영 안젤라 수녀)가 10월 21일 한국 진출 100주년을 맞았다. 1924년 서울에 도착한 6명의 수녀로 시작된 메리놀 수녀회 한국공동체는 지난 100년간 우리 역사의 질곡 속에서 의료 사업, 빈민 구제, 학교 설립, 인권·생태 환경·여성 운동 등 민족의 아픔에 동참하며 하느님 나라를 전하는 데 앞장섰다. 메리놀 수녀회의 대표적인 발자취와 10월 18일 거행된 100주년 축하식을 살펴본다. 의료 지원 사업에 헌신 메리놀 수녀회는 1926년 평양교구 의주와 영유, 1928년 비현의 의료원 개설을 시작으로 수많은 의료 지원 사업을 시행해 우리나라의 의료 복지에 이바지했다. 특히 1950년 4월 15일 부산에 도시 최초 가톨릭 의료기관인 메리놀병원을 설립했다. 개원 직후 6·25전쟁이 일어나자 피난민 중심으로 구호와 약품 지급, 무료 진찰과 치료를 제공했다. 수녀들은 고아원과 빈민가 방문 진료도 실시했다. 1951년 8월경에는 병원에 매일 찾아오는 환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주민들이 과로로 인한 질병을 많이 앓고 있던 청주교구 충북 증평에는 1956년 12월 증평병원을 세웠다. 농업 종사자가 많았던 터라 봄·가을에는 농부들이 뱀에 많이 물려 미국에서 가져온 해독제로 연 300여 명을 치료하기도 했다. 패트리시아 콘로이(Patricia Anne Conroy) 수녀는 부산가톨릭대학교의 태동이 된 메리놀병원 부속 간호학교를 1964년 3월 설립했다. 병원을 운영하며 잘 훈련된 간호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아울러 메리놀 수녀회는 여러 섬에서 의료 지원 사업을 펼쳤다. 1963년부터 1976년까지 인천 강화도에서 사목활동을 했다. 그리스도왕병원을 개설해 운영했으며 공공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주변 섬에도 방문해 예방 건강교육을 제공했다. 1969년부터 1974년까지는 인천 백령도의 진료소에서 특히 결핵 환자 치료에 힘썼다. 1974년에는 한센병 환자를 위한 국립소록도병원의 초청으로 소록도에 파견돼 1985년까지 의료활동을 전개했다. 또한 1989년부터 현재까지 서울 영등포 요셉의원에서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등으로 소임하며 노숙자와 가난한 이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여성 인권 신장에 기여 메리놀 수녀회는 여성 쉼터와 이주민 센터 설립, 여성 수도회 설립 지원 등을 통해 당시 열악했던 여성의 인권과 복지 증진, 자립을 도왔다. 문애현 수녀(요안나·Jean Maloney)는 1985년 7월 이옥정(콘세트라타) 씨와 함께 서울 용산에 성매매 여성과 학대 여성을 위한 쉼터 ‘막달레나의 집’을 마련해 1999년까지 운영했다. 어디에서도 환대받지 못하던 성매매 여성들을 위한 보금자리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이었다. 막달레나의 집은 그들에 대한 상담과 기술 교육 등을 지원해 2017년 문을 닫을 때까지 수백 명의 여성에게 도움을 줬다. 1953년에는 6·25전쟁으로 인해 늘어난 과부들에게 수공예품을 만들어 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제적 자립을 지원했는데 이를 발단으로 1960년 우리나라 최초의 신용협동조합이 설립되기도 했다. 2000년대 접어들며 한국 남성과 결혼한 아시아 여성들이 늘어나 여러 도움이 필요했다. 이주 여성들은 언어와 문화, 경제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가정 폭력과 이혼 등의 문제도 대두됐다. 이들을 돕기 위해 노은혜(Patricia Norton) 수녀와 노리(Norie Mojado) 수녀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미리암이주여성센터를 운영하며 센터의 초석을 다졌다. 1930년대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방인 수녀회 설립을 도왔다. 메리놀 수녀회 본회의 첫 한국인 입회자였던 장정온(아네타) 수녀는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1935년 다시 본국으로 돌아왔고 1950년 공산당에게 납북될 때까지 수련장과 원장 등으로 헌신했다. 또한 메리놀 수녀회는 가부장제가 심했던 1920년대 가내수공업 학교인 영유산업학교를 통해 10대 소녀들에게 일반 학교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직업 교육을 실시해 여성 교육과 산업기술학교의 효시를 이루었다. ◆ 메리놀 수녀회 한국 진출 100주년 기념행사 “지나온 100년을 여러분이 저희와 함께해 주셨던 것처럼 앞으로의 100년도 함께 지켜봐 주시고 걸어가 주십시오.” 10월 18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메리놀 수녀회 한국 진출 100주년 기념미사와 축하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메리놀 수녀회 한국공동체 대표 성미영(안젤라) 수녀는 메리놀 수녀회를 지지해 주는 평신도들이 오늘의 주인공임을 강조했다. 기념미사는 메리놀 외방 전교회 한국지부장 안구열 신부(아우구스티노·Richard Agustin)가 축하객 200여 명이 참례한 가운데 주례했다. 성찬 전례 시간에는 지구본과 문애현(요안나) 수녀의 일기, 메리놀 수녀회 창립자 마더 메리 조셉 수녀(Mary Joseph Rogers)의 사진, 장정온(아네타) 수녀의 사진이 봉헌됐다. 강론을 맡은 메리놀 수녀회 총원장 테레사 허니언(Teresa Hougnon) 수녀는 “한 세기 동안 126명의 메리놀 수녀가 한국 선교에 참여했다”며 “앞으로도 우리는 지역민들과 함께 모든 창조물을 위한 평화와 포용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축하식에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수도자들은 설립 당시를 재현한 단막극과 노래 <Here I am Lord>(주님 제가 여기 있사오니)를 선물했으며, 행사 후에는 식사와 함께 케이크 커팅식이 진행됐다.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10월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2024년 추계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57명 규모의 한국 대표단을 11월 교황청에서 열리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십자가와 성모 성화 전달식’에 파견하기로 했다. 한국교회 차원에서 처음 열린 ‘시노드를 위한 한국교회 본당 사제 모임’의 성과를 토대로 본당 사제 모임을 지속적으로 열기로 했다. ■ 서울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 전달식에 한국 대표단 파견 주교회의는 11월 24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리는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이하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 전달식’에 한국 대표단 57명을 파견하기로 했다. 행사에는 서울 WYD 지역조직위원회 위원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서울 WYD 지역조직위원회 총괄 코디네이터 이경상(바오로) 주교,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장으로 WYD 교구대회 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종강(시몬) 주교,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총무 최인비(유스티노) 신부, 주교회의 홍보국장으로 교구대회 준비위원회 주교회의 대표를 맡은 민범식(안토니오) 신부, 14개 교구와 수도회 청년 대표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십자가와 성모 성화는 WYD의 상징으로 십자가는 1984년부터, 성모 성화는 2003년부터 WYD 개최국을 순회해 오고 있다.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열리는 이번 전달식에서는 2023년 WYD 개최지인 포르투갈 리스본의 청년들이 한국 청년들에게 십자가와 성모 성화를 전할 예정이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정기총회 후 열린 교계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본대회에 앞서 열리는 교구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주교회의는 김종강 주교님을 교구대회 준비를 위한 총책임자이자 전권을 행사하는 분으로 추대하고 교구대회 준비위원회를 결성해 여러 차례 회의를 열고 있다”며 “각 교구에서도 준비위원회를 꾸리고 광역·지방자치단체 등과 긴밀히 협력하는 등 WYD가 우리 신자들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순조롭게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 ‘시노드를 위한 한국 교회 본당 사제 모임’ 지속 개최 전국 각 교구 사제들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처음 열린 ‘시노드를 위한 한국교회 본당 사제 모임’도 향후 계속 열릴 예정이다. 주교회의는 지난 9월 2일부터 4일까지 경북 왜관 성 베네딕도 문화 영성 센터에서 열린 ‘시노드를 위한 한국 교회 본당 사제 모임’의 논의 내용과 종합 의견서 등을 검토하고, 이 모임에서 제안한 대로 본당 사제 모임을 지속적으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정기총회 개막에 앞서 본당 사제 모임 주제로 연수를 가진 주교회의는 모임에 대한 사제들의 호응이 크고 가시적인 성과를 토대로 본당 사제들이 교구로 돌아가 시노드 정신 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내다보고 추후 협의를 거쳐 후속 모임 개최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용훈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교회가 어려움을 이겨내며 굳건하게 자리할 수 있는 방법은 하느님 백성 모두가 한마음으로 똘똥 뭉치는 시노달리타스 실현이라고 늘 강조하신다”며 “본당 사제 모임의 열매를 통해 시노달리타스 정신이 한국교회에 더욱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 2025년 희년, 교구별로 행사 기획... 12월 29일 개막미사 봉헌 주교회의는 ‘희망의 순례자들’을 주제로 맞이하는 2025년 희년(Jubilee) 개막미사(2024년 12월 29일)와 폐막 미사(2025년 12월 28일), 로마 순례단 모집, 희년 행사 기획은 교구별로 진행하기로 했다. 개막·폐막 예식과 미사 고유 기도문·독서 등을 담은 2025년 희년 예식서의 우리말 번역문은 교황청 경신성사부의 추인 절차가 마무리되면 배포하기로 했다. 주교회의는 홈페이지에 별도의 ‘2025년 희년’ 섹션(cbck.or.kr/Jubilee2025)을 신설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희년 선포 칙서와 서한, 로고와 기도문, 희년 행사 일정 등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 방유룡 신부 시복, 서울대교구 추진 동의 종교 교과서 「청소년의 삶과 종교」 승인 주교회의는 정기총회에서 한국 순교 복자 수도 가족(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한국 순교 복자성직 수도회, 한국 순교 복자 빨마 수녀회)의 청원에 따라 창설자 방유룡(레오) 신부의 시복을 서울대교구에서 추진하는 것에 동의했다. 또한 주교회의 교육위원회가 마련한 중학교용 종교 교과서 「청소년의 삶과 종교」를 승인했다. 「청소년의 삶과 종교」는 교육위원회의 ‘2022 개정 교육 과정에 따른 종교 교과서 개발 사업’의 결과물로, 교육부의 인정 교과서로 승인받기 위한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 위원장에 조환길 대주교(타대오·대구대교구장), 신앙교리위원회 위원장에 손희송 주교(베네딕토·의정부교구장) 등 주교위원회 위원장과 전국위원회 일부 위원장을 새로 선임하고, 주교위원회 위원을 새롭게 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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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가톨릭환경상 대상에 대전교구 천안성정동본당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박현동 블라시오 아빠스)는 제19회 가톨릭환경상 대상 수상자로 대전교구 천안성정동본당을 선정했다고 18일 발표했다. 가톨릭환경상은 신앙인의 책무인 창조질서 보전을 위해 노력한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해 공로를 격려하고 활동을 널리 알리기 위해 2006년 제정됐다. 생태환경위는 ‘재생에너지 전환을 통한 탄소 중립’을 올해 환경상 주제로 선정, ▲공동의 집 지구 생태계 회복을 위한 에너지전환/탄소 중립 운동의 성과 ▲공동체와 지역사회, 한국사회의 변화에 긍정적으로 기여한 점 등을 중심으로 심사했다고 밝혔다. 천안성정동본당은 「찬미받으소서」 정신을 바탕으로 햇빛발전소를 건설해 기후 위기와 에너지 위기 시대에 재생에너지를 보급하고 있다. 2023년 54.74kw의 햇빛발전소를 설치한 본당은 에너지 효율화를 통한 탄소 배출 감축을 추진, 195%의 감축을 이뤄냈다. 이를 통해 상생의 자연 에너지를 생산해 지속 가능한 삶을 영위하고 창조질서 보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본당은 15명의 사회복음화 분과원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생태 활동을 펼쳐 온실가스 진단을 자체 시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일학교 및 전 신자들이 생태 환경적인 사목 활동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활동을 지역사회까지 확대하고자 천안 가톨릭 서부 기후행동을 조직했다. 천안 서부지역 11개 본당과 매주 금요일마다 기후 위기를 알리는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삼척, 부산 가덕도, 새만금 수라갯벌 등의 각지 환경 단체들과 연계해 활동 중이다. 박현동 아빠스는 “천안성정동본당 신자들은 「찬미받으소서」 정신에 맞는 창조질서 보전과 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그에 맞는 결과를 이뤘다”며 “공동의 집인 지구를 살리는 것만이 아니라 생태적 회개를 통해 신자들 개개인의 신앙생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가톨릭환경상 우수상에는 경기에너지협동조합이 선정됐다. 경기에너지협동조합은 2018년 경기도 31개 시·군의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모임으로, 에너지 전환을 위한 각종 교육 활동과 사회참여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천주교 수원교구 탄소 중립 에너지 전환 활동 지원을 비롯해 에너지프로슈머 교육, 태양광닥터, 전기기사·기능사 시험 응시자 지원, 경기도 태양광 발전소 공공부지 발굴사업 등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통한 경기도의 탄소 중립 이행에 기여하고 있다. 제19회 가톨릭환경상 시상식은 10월 28일 오후 3시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4층 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400만 원, 우수상 수상자에게는 2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한·미·일 청년들, 분단과 생태 파괴 현장 목격

경색국면에 들어간 남북관계와는 대조적으로 청년들이 평화와 생태환경 보호를 염원하며 직접 현장을 체험했다. 의정부교구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소장 강주석 베드로 신부)는 10월 16일부터 20일까지 4박 5일간 ‘2024 가톨릭한반도평화포럼’(이하 포럼)을 주관하고, 19일 서울 영등포 하자센터에서 발표회를 열었다. 포럼엔 동북아시아 평화와 생태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는 한국, 미국, 일본 청년들이 참가했다. 발표회엔 이기헌 주교(베드로·원로사목)와 강주석 신부를 비롯한 성직자·수도자들도 함께했다. 청년들은 발표회에서 국내 주요 현장을 탐방한 체험을 나누며 자신만의 다양한 시각을 공유했다. 현장 탐방한 곳은 전북 군산, 인천 교동도, 제주도 소성리, 대전, 강원도 삼척과 철원으로 팀별로 한 곳씩 방문했다. 각 지역은 분단을 상징하는 철조망, 사드(THAAD) 배치, 미군기지, 석탄발전소 등 분단 갈등의 흔적이 남아있거나 생태환경 문제의 중심이 되는 지역들이다. 일본 도쿄에서 와 철원을 탐방한 시게마사 유(24) 씨는 “일본에선 남북문제에 대해 크게 와 닿지 않았는데, 철원에서 활동가를 직접 만나 한반도 휴전 상황을 자세히 알게 됐다”면서 “정치, 외교적 현실도 배워 남북문제가 생각 이상으로 어렵고 복잡한 문제라는 것에 한편으론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7월 연구소가 주관한 ‘오키나와 평화 탐방’에도 참가했던 청년들은 발표회에서 평화와 생태 문제가 한 국가만의 문제만이 아니라 다국적 연대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발표회에 참석한 이기헌 주교는 “어렵고 아픈 이 시대에 사회 각층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은 젊은이들이 모인 모습에서 희망찬 미래를 본다”면서 “세계 정세가 어둡고 암담하지만, 평화를 위해 많은 이가 함께 기도하고 연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오늘은 기쁘고 행복한 시간”이라고 했다. 평화포럼 일정 중엔 동북아평화게임(Peace Game)도 있었다. 청년들이 각국 대표가 되어 평화와 약자 보호 등에 대한 구체적인 가상계획을 세우고 정치·외교적으로 협상하는 시뮬레이션이었다. 평화게임은 여성과 평화, 안보를 다룬 「유엔안보리결의안 1325호」를 바탕으로 했다.

최양업 신부 시복시성기원하는 ‘희망의 순례’

원주교구 순교자 현양위원회(위원장 배은하 타대오 신부)는 10월 17일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 시복시성기원 ‘희망의 순례’를 최 신부가 부제 때 조선에 입국하려 했던 ‘신시도(新侍島) 체류지’에서 실시했다. 이날 순례 중 오전 11시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옥도면 신시도리 산 4-12 새만금 방조제 준공 기념탑 앞 신시 광장에서 미사가 봉헌됐다. 미사는 배은하 신부 주례, 곽호인(베드로) 총대리 신부를 비롯한 원주교구 사제단과 성필립보생태마을 원장 황창연(베네딕토) 신부를 비롯한 수원교구 사제단의 공동 집전으로 전국 각지에서 모인 900여 명의 순례객이 참례한 가운데 국악미사로 거행됐다. 황창연 신부는 미사 강론에서 “오늘 이렇게 많은 순례자들이 신시도에 모인 것은 ‘길 위의 목자’요 ‘땀의 순교자’로서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해 애쓰신 최양업 신부님이 일으킨 기적”이라면서 “순례단 여러분이 이 희망의 순례를 통해 복음을 선포하는데 힘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미사 중에는 배은하 신부의 <희망의 순례 아리랑> 선창에 따라 신시 광장의 순례자들이 율동과 함께 노래를 불러 장관을 이뤘다. 미사 전에는 해금, 피리, 장구 등으로 이뤄진 국악 팀의 <아무것도 너를>, <뱃노래> 등 공연도 진행됐다. 귀갓길에 서울·수원·원주 등에서 출발한 순례자들은 충남 서산시 해미면 소재 해미순교자국제성지·해미읍성을 순례하기도 했다. 최양업 신부는 부제 시절 1847년 8월 상해에서 출발하는 프랑스 선박을 타고 조선에 입국을 시도하던 중 배가 파선되는 바람에 같은 배에 타고 있던 선원, 승객 600여 명과 신시도에 한 달 동안 천막을 치고 체류하게 됐다. 신시도는 최 신부가 조선 신자들과 접촉을 시도했으나 관원들의 감시로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한 회한이 서린 곳이다. 최 신부는 신시도에서 육지로 상륙할 수 있는 방법을 끈질기게 찾아보았으나 결국 상해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최양업 신부의 다섯 번째, 여섯 번째 서한에는 이때의 자세한 상황과, 안타까운 심정이 기록돼 있다. 전주교구는 2013년 교구 관할인 신시도 체류지에 안내 표지판을 설치하는 한편 ‘최양업 신부 신시도 행적 기념 학술심포지엄’을 열기도 했다. 신시도는 고군산군도 63개 섬 중 하나로 수려한 자연경관으로도 유명하다. 성기화 명예기자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정신 질환으로 고통받는 김가영 씨

김가영(루치아·57·가명) 씨의 하루 일상은 묵주 기도를 비롯한 기도로 거의 채워진다. 매일 오후 3시가 되면 자비의 예수님상 앞에 앉아 하느님의 자비를 구하는 5단 기도를 드린다. 매듭의 푸시는 성모님께 드리는 기도, 프라하의 아기 예수님께 드리는 기도, 소화 데레사 9일 기도 등도 빼놓을 수 없다. 바뇌 성모 액자를 비롯한 여러 성모상과 아기 예수상 등 성물로 가득한 집 내부가 그런 김 씨의 열심한 기도 생활을 대신 말해주는 듯했다. 김 씨가 한결같이 봉헌하는 기도 지향은 안전한 거처를 얻어 딸 은미(가명·아기 예수의 데레사)와 함께 사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정부 전세 대출로 사는 지금 집은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임대 아파트 신청을 하고 싶으나 2000만 원에 이르는 금액이 필요하다. 한 달 70만 원 정도 받는 기초생활보호대상자 수당으로는 생활하기에도 모자라는 실정에서 어떻게 구해야 할지 막막한 돈이다. 그는 ‘양극성 정동장애’라는 정신과 질환을 앓고 있다. 망상과 환청 증상이 있어서 남을 믿지 못하고 말도 안 되는 의심을 하는 경우가 있다. 정서적 상태 조절이 잘 안되어 심하면 자살 충동을 느낀다. 비가 오는 날이면 무조건 집 밖으로 나가는 이유다. 밤에는 약기운으로 잔다. 김 씨는 그러면서 “내 안에 있는 나 자신이 무슨 일을 벌일까 봐 제일 무섭다”고 했다. 거의 30년째 정신과 약을 먹고 있는데, 다섯 달에 한 번씩 주사 치료도 받아야 한다. 비용을 감액받는다 해도 수당으로 살아가는 그에게 부담이 크다. 심한 비만과 당뇨로 식단 관리를 해야 하지만 당뇨 조절을 못해 주기적으로 입원을 한다. 당근처럼 딱딱한 것을 씹지 못해 치과 치료도 받아야 한다. 어릴 적에 친부모에게 버림받고 위탁 가정에서 자란 그는 고3 크리스마스 전야에 성폭행 사고를 당했다. ‘그때 생각이 지금 막 일어난 것처럼 생생하다’고 할 만큼 지금도 큰 충격으로 남아있다. 이후 그 일로 병의 조짐이 나타났고 위탁 가정에서도 외면당해 수도회 시설에서 20년 넘게 살았다. 40대에 사회에 나와 한 남자를 만나 딸 은미를 낳았지만, 남자가 떠나 가면서 쪽방에서 외롭고 힘들게 아이를 키웠다. 친엄마, 위탁가정, 아이를 함께 낳은 남자로부터 계속 버림받은 세월이었다. 은미와는 10여 년 전부터 헤어져 살게 됐다. 아이가 3살 되던 무렵 김 씨가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로 소리를 지르는 통에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가 강제로 정부 아동 시설로 보내졌다. 김 씨는 이때 정신병이 심해져 더 힘들게 지내야 했고, 은미도 어린 나이에 낯선 곳에서 지내며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지금 13살인 은미는 한 수녀회의 그룹홈에서 지낸다. 그는 삶에 대한 의지가 약해질 때마다 “‘언젠가 아이와 함께 살고 싶다'는 소망으로 힘을 낸다”고 했다. “아이를 낳아 놓고도 제 손으로 키우지 못하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길에서 함께 걸어가는 엄마 딸을 보면 너무 부러워서 눈물이 나요.” 김 씨는 “아이를 버리지 않고 끝까지 지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손을 잡아주시면 함께 살 집을 마련하고, 딸이 잘 교육받고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또 도움 주신 만큼 조금이라도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한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김 씨를 추천한 서울대교구 삼각지본당 주임 박홍철(다니엘) 신부는 “이 모녀가 꿈꾸는 삶을 위해서 후원과 기도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 성금계좌 - 예금주(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 모금기간: 2024년 10월 23일(수) ~ 11월 12일(화) ◇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종합

[이런사목어때요] 우리농 직거래로 생명공동체 만드는 상현동 본당

“화학비료와 농약 없이 유기농으로 제가 정성껏 키운 꿀고구마입니다. 대파와 사과도 전주교구 농민들이 정성껏 농사지은 것들이니 믿으셔도 됩니다.” 10월 20일 수원교구 상현동본당(주임 서북원 베드로 신부)에서 열린 장터에는 생명농산물뿐 아니라 생명공동체를 만드는 상생의 에너지가 거래되고 있었다. 가톨릭농민회 농민이 재배한 우리농산물을 직거래하는 ‘상현달장’을 8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상현동본당. 한 달에 한 번,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는 소식에 9시 미사가 끝난 뒤 몰려든 신자들은 각자 가져온 장바구니에 생명농산물을 가득 담아갔다. 이날 장터에 나온 교구는 전주교구와 광주대교구. 갓 수확한 통호두와 대파, 고구마, 사과, 배 등 제철 농산물은 한눈에 봐도 신선함이 드러났다. 김장철을 앞두고 내놓은 젓갈과 청국장도 불티났다. 직접 재배한 농민이 설명하고 판매하니 농산물의 품질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상현동성당 곳곳에서는 생명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매달 1회 생태환경 미사를 봉헌하면서 그달의 환경실천 다섯 가지를 공유한다. 안 쓰는 전기 코드 빼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엘리베이터 대신 걸어 다니기 등 부담스럽지 않은 목표는 신자들이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된다. 우유팩과 폐휴대전화, 배터리를 성당에 제출하면 생태환경분과에서 지자체를 통해 휴지나 종량제봉투를 받아 신자들에게 선물한다. 성당에 오기만 해도 신자들은 창조질서를 보전하는 일에 동참할 수 있는 것이다. 상현동본당이 생명공동체로 나아가는 데는 주임 서북원 신부의 의지가 컸다. 서 신부는 “본당 공동체 안에서 기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느님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사목을 하면서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이 생명운동이었고, 하느님이 창조하신 생명을 지키기 위해 신자들이 함께 실천하는 과정을 통해 상생의 공동체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상현달장도 생명공동체를 만드는 일환이다. 생명농산물을 구매하는 과정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농민들을 만나 직접 농산물을 구매하면서 신자들은 우리집 밥상에 오르는 먹거리가 어떤 땅에서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생각하게 된다. 정갈한 매장에서 곱게 포장된 농산물을 의식하지 않고 장바구니에 담아오는 일반적인 구매방식과 차이가 있다. 전환된 인식은 결국 우리집 밥상이 건강해지기 위해 우리 땅이 건강해져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날 상현달장을 이용한 김미희(에텔지바) 씨는 “원래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이 많아서 유기농 제품들을 이용하는데 성당에서 신선한 우리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어서 좋다”며 “게다가 직접 농산물을 재배한 농민들이 판매하니 믿을 수 있고, 우리가 농민들과 함께 살고 있고 함께 도우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느끼는 시간도 됐다”고 말했다. 서 신부는 “직거래를 통해 서로 얼굴을 보면서 농민들의 상황, 도시 소비자들의 상황을 공유하게 된다면 분명히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상현달장을 시작했다”며 “장터를 열 만한 공간이나 신자들의 인식에 대한 고민이 있을 수 있지만 주임 신부의 의지가 있다면 작게라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신수동본당 청년연합회, 따뜻한 겨울나기 위한 ‘사랑의 연탄 나눔’

부활의 기쁨을 준비하기 위해 만들었던 컵 초가 어르신들의 따뜻한 겨울나기 연탄 나눔으로 이어졌다. 서울대교구 신수동본당(주임 이철호 암브로시오 신부) 청년연합회(회장 주민정 비비안나, 지도 김대용 요한 사도 신부, 이하 연합회)는 10월 19일 서울 성북국 보국문로 35길 일대에서 연탄 봉사 활동을 벌였다. 연합회는 이날 총 7가구에 1400여 장의 연탄을 배달했다. 지난 주님 부활 대축일 파스카 성야 미사 때 직접 만들어 판매한 부활 컵 초 수익금 전액으로 마련된 연탄 기부는 아직도 연탄이 있어야 하는 어려운 어르신들을 돕고 연합회 회원들이 나눔과 봉사의 기쁨을 체험하는 기회가 됐다. 청년들은 “봉사에 참여한 인원수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연탄을 모두 힘든 내색하지 않고 함께 배달하는 모습에서 서로 감사하고 기쁜 마음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해 기획됐던 부활 컵 초 판매는 청년들을 하나로 만드는 계기였을 뿐만 아니라 본당 공동체 모두가 함께 나눔에 동참하는 동기가 됐다. 취지에 공감한 이들이 판매가 보다 더 많은 금액을 기부했고, 별도로 후원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 공동체의 사랑이 쌓여서 생각보다 더 많은 어르신에게 연탄이 전달됐다. 주민정 회장은 “예상보다 무거운 연탄을 들고 땀을 흘리며 몸을 많이 움직였지만, 청년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사랑을 전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종교환경회의 ‘핵발전소·신공항 반대’ 목소리 높여

5대 종단 종교인들이 핵발전소와 신공항 건설로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 부산에 대해 기도하고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종교환경회의(상임대표 양기석 스테파노 신부)는 10월 18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3층 강당에서 ‘기후위기 최일선, 부산을 이야기’를 주제로 종교인대화마당을 열었다. 지난 6월 부산으로 생명평화순례를 나선 종교환경회의는 신공항이 건설되고 있는 가덕도와 고리 핵발전소 인근을 방문했다. 생태계와 공동체가 동시에 파괴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장을 다녀온 뒤 천주교창조보전연대, 원불교환경연대 등 5대 종단 환경단체들은 부산의 환경활동가들과 연대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이번 대화마당을 개최했다.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김현욱 활동가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며 다양한 철새들이 찾았던 낙동강하구는 신공항 개발로 매립이 진행되면서 본래의 아름다움을 잃은지 오래”라며 “생태학살은 물론이고 공동체의 불평등과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개발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핵발전소로 인한 문제도 마찬가지다. 10기의 핵발소가 있는 부산은 핵발전소 반경 30km 안에 34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탤핵부산시민연대 임미화 공동집행위원장은 “다수호기 밀집지역에 살면서 늘 불안과 위험 속에 사는 저와 부산, 울산, 경남 800만 시민은 이미 피폭자나 다름없다”며 “후쿠시마와 체르노빌 사고를 통해 봤듯이 핵발전은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으며 우라늄의 채굴과 정련, 사용 후 핵연료 처분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전하지도, 지속가능하지도, 경제적이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핵발전소를 지속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화마당에 참여한 종교인들은 활동가들과의 연대, 각 종교 커뮤니티 활용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교당 강현욱 교무는 “신공항 건설 개발사업을 막기 위해 종단별 미디어나 주보를 적극 활용해 종교인의 여론을 형성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며 “각 지역에 분포돼 있는 종교 커뮤니티 활성화시켜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과 사람들을 모으는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천주교창조보전연대 대표 양기석 신부는 “에너지 문제는 우선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을 먼저 실천해야 하며 각 종교 공동체 안에서 이러한 실천이 가능하다”며 “아울러 끊임없는 성장에 대한 기대를 하고 이런 욕망을 자극시키는 사회구조 속에서 종교가 이를 막고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